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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Her)는 왜 미래의 로스앤젤레스를 가장 외로운 도시로 만들었을까? | 영화 속 도시 읽기 #14

by 시네시티 2026. 6. 8.

영화를 통해 도시의 역사, 문화, 공간,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읽어보는 연재 콘텐츠입니다.

오늘은 영화 그녀(Her)를 통해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를 알아볼 예정입니다.

 

그녀(Her)는 왜 미래의 로스앤젤레스를 가장 외로운 도시로 만들었을까?
그녀(Her)는 왜 미래의 로스앤젤레스를 가장 외로운 도시로 만들었을까?

 

 

미래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흔히 하늘을 가득 채운 비행 자동차와 거대한 홀로그램 광고를 떠올린다.

수많은 영화가 미래를 화려하고 복잡한 공간으로 그려 왔다.

하지만 《그녀(Her)》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한다.

영화 속 미래는 놀랍도록 조용하다.

거리는 깨끗하고 건물은 세련되며 기술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상적인 도시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인물들은 외롭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걸어도 고독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서로에게서 멀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녀》는 인공지능과 사랑에 관한 영화인 동시에 미래 도시의 모습을 탐구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영화 속 로스앤젤레스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현대 도시가 향하고 있는 방향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측처럼 느껴진다.

왜 영화는 미래의 로스앤젤레스를 이렇게 아름답고도 외로운 공간으로 그렸을까.

 

 

 

도시의 역사적 배경 : 로스앤젤레스는 왜 미래 도시의 모델이 되었을까

로스앤젤레스는 오래전부터 미래를 상상하는 영화의 무대가 되어 왔다.

자동차 중심 도시로 성장한 LA는 넓은 도로와 현대적인 건축물,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 풍경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영화 산업의 중심지라는 특성 때문에 미래를 상상하는 다양한 작품들이 이 도시를 배경으로 삼았다.

《그녀》 역시 이러한 전통을 이어 간다.

다만 영화는 기존의 미래 도시 영화들과 다른 길을 선택한다.

거대한 기계나 암울한 디스토피아 대신 부드럽고 따뜻한 미래를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 속 미래 도시가 실제 LA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감독은 현대적인 고층 건물과 넓은 보행 공간을 활용해 국제적인 미래 도시 이미지를 완성했다.

덕분에 영화 속 공간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현재의 도시와 미래의 도시가 자연스럽게 겹쳐 보인다.

이러한 설정은 매우 의미가 있다.

영화가 보여 주는 미래는 먼 미래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가 조금 더 발전한 모습에 가깝다.

그래서 관객은 영화 속 도시를 보며 미래를 상상하는 동시에 현재를 돌아보게 된다.

 

 

 

영화 속 공간 분석 : 사람은 많지만 관계는 보이지 않는 도시

《그녀》의 도시를 보면 모든 것이 정돈되어 있다.

지하철은 쾌적하고 거리에는 혼란이 없다.

건물들은 세련되고 공공 공간은 넓다.

도시의 기능만 놓고 보면 거의 완벽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공간을 통해 또 다른 사실을 보여 준다.

사람들은 늘 혼자 걷는다.

이어폰을 끼고 누군가와 대화하지만 실제로는 혼자다.

지하철에서도, 거리에서도,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반복된다.

도시는 연결되어 있지만 사람들은 분리되어 있다.

이것이 영화가 보여 주는 미래 도시의 특징이다.

특히 고층 건물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인상적이다.

거대한 창문 너머로 도시 전경이 펼쳐지지만 공간은 어딘가 텅 비어 보인다.

영화 속 색감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뜻한 붉은색과 주황색 계열의 색채는 도시를 부드럽게 보이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독한 분위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러한 대비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장치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인간의 외로움은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

도시는 그것을 공간을 통해 조용히 보여 준다.

 

 

 

도시가 인물에게 미친 영향 : 왜 미래는 더 외로워 보일까

주인공 테오도르는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 주는 일을 한다.

그는 타인의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하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은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도시와 닮아 있다.

영화 속 도시는 수많은 연결망으로 이루어져 있다.

언제든 대화할 수 있고 필요한 정보도 즉시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진짜 관계는 오히려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테오도르는 인공지능 사만다와 가까워진다.

사만다는 늘 그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이해해 준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기술이 인간관계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까.

도시는 인물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그러나 편리함이 곧 친밀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테오도르가 느끼는 외로움 역시 도시의 구조와 연결되어 있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지만 누구와도 깊이 연결되지 못한다.

결국 영화는 미래의 문제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도시는 발전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서로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공간이 바로 미래의 로스앤젤레스다.

 

 

 

결론 : 미래의 로스앤젤레스는 가장 아름다운 고독의 도시였다

《그녀》를 보고 나면 미래가 두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매우 편안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어딘가 쓸쓸하다.

영화는 첨단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지 보여 준다.

그러면서도 인간이 결국 원하는 것은 관계와 이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그래서 로스앤젤레스는 단순한 미래 도시가 아니다.

기술과 인간성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게 만드는 공간이다.

《그녀》가 오늘날에도 계속 회자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역시 영화가 보여 준 미래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녀》가 기록한 것은 미래 기술이 아니라, 그 시대에도 여전히 외로움을 느끼는 인간의 모습이었다.

 

 

영화 속 도시 읽기 #14

이번 글에서는 《그녀(Her)》를 통해 미래의 로스앤젤레스를 살펴봤습니다.

영화는 첨단 기술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도시를 보여 주지만, 그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고독 역시 함께 이야기합니다.

도시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베를린 천사의 시》를 통해 베를린이라는 도시를 함께 읽어보겠습니다.